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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남자와 여자 사이의 대화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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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준남 작성일12-12-29 03:11 조회3,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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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 칼럼 <여자의 신화, 남자의 오해 >


남자와 여자 사이의 대화법 1


“목마르지 않아?” 두 여자가 차를 타고 가면서, 한 여자가 운전하는 여자에게 물어본다. 운전하는 여자는 아무런 말없이, 차를 편의점에 세우면서 물 두 병을 사 갖고 나온다. 한편 남자가 운전을 하고, 여자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남자의 대답은, “아니, 난 괜찮아!”라고 하면서 그대로 차를 몰아 운전을 계속한다. 다음에는 남녀간에 말다툼이 발생한다. “왜 말 뜻을 못 알아듣느냐”에 “언제 나에게 당신 목마르다는 말을 했어?” 여기서 수습이 안되면, 더 큰 싸움으로도 발전할 수 있게된다. 남녀간에 있을 수 있는 전형적인 대화이다.


대화 기술의 필요성

   사회 언어학자(socio-linguist)인 데보라 탄넨(Deborah Tannen)은 남녀간의 대화에서 많은 차이점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남녀간의 수많은 대화를 녹음한 후를 이를 비교 검토한 결과, 남녀간의 대화 사이의 차이점은 그 내용보다는 스타일에 더 큰 차이점들이 있다고 갈파한다. 따라서 남녀간의 대화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거의 틀림없이 내용보다는, 서로간에, 다른 대화 스타일로부터 오는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대화상의 문제발생은 남녀간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따라서, 계층에 따라서, 세대간의 차이로부터, 다른 인종이나 문화의 차이로부터 또는 다른 직업이나 전문성의 차이로부터도 대화상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중에 남녀간의 대화에서도 스타일 차이로 많은 오해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오해는 어느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고, 내 스타일에 비해서 너의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 여자들은 이런 상태에 들어가기를 아주 꺼린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대화 스타일은 남자들의 정상적인 대화 스타일로부터 벗어났다는 말을 듣기 십상일 것이 때문이다. 즉 남자들 세계의 대화법이 정상이고, 이로부터 벗어난 여자들의 대화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통하기 때문인 것이다.

  남녀간의 대화내용에서 차이가 난다면,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순위와 질서가 강조되는 반면에 여자들의 세계에서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남자들은 대화에서 오해의 범위를 줄이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을 하게된다. 순위와 질서에 오해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여자들의 대화는 상대방과의 대인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아래 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대화의 스타일에서는 물론 대화의 내용에서도 오해의 여지를 남겨놓을 가능성이 있게된다. 경우에 따라서, 여자들과 한참 대화를 나눈 다음에도 요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여지가 많은 여자들의 대화로부터 오는 현상이다. 여자들끼리의 대화에서는 직관에 의지하여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때도 있게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본인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대화를 이해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사람마다 다 틀린 배경과 동기를 갖고 있다. 상대방을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사람의 배경이나 출신과 함께 동기까지도 포함시키면서 대화를 진행하면서 상대방을 따지는 경향을 갖고있는 것이다. 대화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귀를 기울인다는 표현이 있다.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있어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남녀간의 대화 스타일과 내용의 차이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일 뿐 아니라, 지역간, 인종간 또는 성별간의 차이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고개 넘어 이웃 마을과 돌싸움을 하던 시대도 있었다. 오늘날과 같이 인터넷을 포함한 여러 가지의 편리한 교통 통신의 혜택으로 좁아진 세상이 아니고, 사람들간의 간격이 넓었던 세계에서 살았던 우리들의 조상은 대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가지의 차이점들이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남녀간의 차이가 좁아진다는 증거는 없어 보인다. 예로부터 남자와 여자는 같이 살아왔다. 생활방식과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남녀간의 거래가 달라진다고는 볼 수 없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여러 가지의 차이점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것 중의 하나가 남녀간의 대화인 것이다.


남녀간의 다른 요구사항들 : 우리는 다른 장에서 남녀간에 다른 요구사항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윌러드 할리(Willard F. Harley, Jr)가 쓴 책인 “남자의 요구, 여자의 요구(His Needs, Her Needs)"에 나오는 요구사항들이다.

여자의 요구는 다음의 다섯 가지이고,

1) 애정(affection)
2) 대화(conversation)
3) 정직(honesty)
4) 재정적인 지원(financial support)
5) 가정에 충실(family commitment)

남자의 요구는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1) 성적인 만족(sexual fulfillment)
2) 부부 동반(companionship)
3) 매력 있는 배우자(attractive spouse)
4) 가정적인 떠받침(domestic support)
5) 칭찬(admiration)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해서 같이 살 때 그들 사이에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요구사항들이 있음으로, 결혼생활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문제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한 남녀간의 대화에는 스타일의 차이점들 뿐 아니라 대화의 내용에서도 큰 차이가 나게된다. 그러나 남녀간의 대화에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남자들의 세계 : 남자들의 세계는 경쟁과 서열 그리고 필연적인 협상과정이 있는 곳이다. 남자들은 서로간의 키를 재면서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서열을 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의 경쟁도 있겠지만, 필연적으로 협상을 하게되면서 서열이 결정되는 것이다. 남자들의 대화내용은 이런 세 가지 면서 이해를 해야한다. 경쟁과 서열과 협상이라는 면을 간과하고는 남자들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된다. 자연히, 남자들의 대화에도 경쟁과 서열, 그 다음에는 협상이란 개념이 포함된다. 남자들은 경쟁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남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성공해야 하며, 실패란 있을 수 없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포함해서 가족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남자들의 속성 때문에, 남자들의 대화 내용이 도전적일 수 있고, 또한 협상을 시도하는 내용도 들어있을 수 있다. 또한 남자들의 대화 속에는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쟁과 협상을 통해서 위계질서가 잡혀지기 때문이다.

  이런 남자들의 긴박한 생활과 대화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유를 포함시킬 수 없다. 경쟁과 협상에 여유가 있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남자들의 대화가 직설법이고 간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인 것이다. 대화에 여유를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분쟁의 불씨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 남자들의 심정인 것이다. 여자들의 대화 내용과 비교해 볼 때 남자들의 대화내용이 비교적 간결하면서도 요점과 중점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보통이다. 대화의 길이도 여자들의 대화 길이에 비해서 짧은 편이다.

  남자들도 남들로부터 격리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들과 격리가 될지언정 다른 목적을 위해서는 격리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격리라는 수단을 통해서라도 성공이라는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남자들의 대화에 욕설이 포함되는 경우가 여자들의 대화에 비하여 더 자주 있는 이유를 알만하다고 여길 수 있다. 남자들의 욕설은 화가 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반면에, 여자들의 욕설은 천박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 여자들은 남들로부터 격리되는 것을 못 참아한다. 여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남들로부터 격리되는 것은 막아보려고 노력한다.


여자들의 세계 : 여자들의 세계는 친밀함과 대인관계가 우선적이다. 서로간에 가까움을 잘 유지해야 한다. 여자들이 친밀함과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생존을 위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대인관계를 잘 유지한다. 여자들은 태어나서부터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아는 것처럼 보인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웬만해서는 싸우지 않으면서, 협상과정을 거치면서라도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좋은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여자들의 성질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여자들의 대화는 친밀함과 대인관계가 중요시 된 내용으로 되기 쉽다.

  여자들의 세계에서도 협상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자들의 협상내용은 남자들과는 상이하다. 남자들의 협상이 살아남기 위한 경쟁과 서열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면, 여자들의 협상은 친밀함과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성공적인 관계설정을 달성하는지의 여부에 그 초점을 맞추게 된다. 주고받기가 이루어지면서 더 친밀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남자들의 세계에서와 같이 긴박감이 없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자들의 대화에는 여유가 있게된다. 그런데 그 여유가 오해를 남길 수 있는 소지를 마련해주게 된다.
  그러나 여자들 사이에서는 여유로 인한 오해를 직관으로 풀어가면서 오해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여자들 특유의 대화기술을 갖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여자 특유의 대화기술이 남자들에게는 큰짐으로 작용하게 되면서 오해의 여지가 커지는 것이다. 남자들은 바로, 이 여자들의 여유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더 나아가 여자들이 남자들과 대화할 때는 여자들이 갖고있는 특유의 여유를 더 늘리는 경향마저도 보이는 것이다. 남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야 여유가 있게된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yes’와 ‘no'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다른 뜻을 품고있는지에 대하여 복잡한 생각을 하게된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들의 혼란 된 모습에 일종의 성취감까지도 느끼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여자들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하여도, 본인도 그 뜻을 모를 때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여자들의 모습에 남자들은 혼란스러워 하면서, ’여자들은 과연 복잡한 인간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와 같이 완전히 다른 곳으로부터 와서 같이 살게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오해와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남자는 힘과 우열을 중요시하고, 여자는 친밀한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였기 때문에, 이로부터 발생하는 오해와 분쟁은 그대로 대화에서도 반영되게 된다. 심지어는 같은 입장에 처해 있으면서 같은 내용의 사건을 접하더라도 다른 각도로부터 문제를 보게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이 바로 남녀간의 차이점인 것이다. 어디에서인가 평화와 절충을 찾기 위한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불균형과 불협화음으로 결판이 나게되는 대화로 되는 경우가 종종 있게된다. 내용보다는 스타일이 더 문제되는 것이다.


이율배반적인 관계 : 남녀간의 관계는 친밀함을 유지하면서 또한 서로간에 독립성을 찾아야 하는 아주 미묘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친밀함과 독립성을 양 쪽 끝에 갖고있는 연속체(continuum)로 특징 지워지는 것이 남녀간의 관계인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위계질서가 뚜렷하게 서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에 나아가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야 하며, 이를 지키기 위한 거의 무한대의 노력을 해야한다.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은 물론 다른 여자들과의 평화롭고 생산적인 대인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거의 무의식적인 노력 아래 살아가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입장차이가 뚜렷하게 나는 장면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 둘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둘이 합치면, 상승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다른 남자와 여자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대화인 것이다. 대화를 통해서 둘이 모두 원하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이런 남녀간의 대화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또한 대화를 통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대화의 기술도 갖고있어야 한다.

  한편, 남자가 여자를 대할 때, 여자들을 이해하는 입장에서가 아니고, 남자들의 세계에서와 같은 대화법을 그대
로 사용하게 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남자들은 위계질서 속에서의 대화방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반면에 여자들은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대화방법으로 남자와 대화하게 된다. 이 글의 처음에 나와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갖고 남녀가 대화를 하게되는 것이다. 대화 내용의 차이로부터 오는 갈등이 아니고, 대화의 스타일 차이로부터 오게되는 갈등인 것이다. 내용보다는 스타일 차이로부터 오는 대화의 결과에 대하여는 스타일의 변화가 있지 않고는 풀리지 않게 된다. 내용에 차이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서 서로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스타일 차이로부터 오는 대화의 갈등은 점점 확대되어갈 가능성이 커지다가 드디어는 대화마저 끊기게 되면서 최악의 상태로까지도 갈 수 있게된다. 대화 내용의 차이인가, 아니면, 대화의 스타일에 문제가 있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남녀간 대화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같은 내용을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즉 입장차이로부터 오는 갈등이 있게된다. 예를 들어본다면, 아이의 학교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을 경우, 남편은 아내에게 화살을 돌리면서, 집에서 학습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아내를 탓한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돈을 더 벌어 온다면,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남편의 무능을 탓할 수 있다. 이런 입장차이로부터 오는 대화의 종결은 불 보듯이 뻔하다. 말싸움으로 발전하면서 대화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곳으로 치달을 수 있게된다. 이 대화의 내용은 아이의 학교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는 일치하고 있고, 또한 대화의 스타일이 대화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대단하지 않으리라는 짐작이 된다. 그러나 남편과 아내의 입장차이는 좁힐 수 없을 정도로 그 차이가 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화는 균형이 잡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하나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의 내용, 서로간의 입장 그리고 대화 스타일 어느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쉽지 않은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서로간의 대화에 주고받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아량, 한 사람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 둘이 합치면 둘이 되는 것이 아니고, 둘 이상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해타산까지도 같이 포함된 대화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에도,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음식을 주문한다. 개성에 맞춘 주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주문한 음식과 조화를 맞추려는 무의식적인 노력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같은 생각과 입장을 갖고있다면, 싱거울 것이다. 별다른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곳이 바로 이 세상인 것이다. 모든 것이 틀린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생산적인 대화를 통하는 길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마구잡이 식의 대화를 통해서는 얻을 것이 없게된다.


대화에 개입되는 감정 : 감정에 대한 말이 대화법에 등장한다고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사람들의 대화내용에는 감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실만 갖고 대화를 진행시키지는 않는다. 사실에 입각한 대화로 시작은 하겠지만, 결국 그 대화 속에 감정이 스며들게 마련이고, 사실보다는 개입된 감정이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정은 인간의 대화 속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생각은 감정과 행동을 부른다. 생각에 따라서 따라오는 감정이 틀리게되고, 또한 다른 행동마저도 나올 수 있게된다. 감정과 행동이 틀리게 되면, 자연히 대화의 스타일이 틀리게 되면서 서로간의 입장이 점점 더 굳어질 수밖에는 없게된다.

  여기에 감정이입(empathy)에 대한 이해를 해야한다. 감정이입이란 상대방의 감정과 느낌을 알게됨을 의미한다. 즉 공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과 사귀는데 절대로 필요한 기술과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이입이 잘 되는 사람들은 주변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대화가 잘 진행될 것이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느낌을 잘 알게 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인기와 리더십이 있고 대인관계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된다.
  좋은 대인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많은 연구조사가 나와있다. 좋은 대인관계란 감정이입이 잘 되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다. 감정이입이 잘 되면서 좋은 대화를 통하여 좋은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건강을 가질 수 있게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감정이 긍정적인가, 또는 부정적인 감정인지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대처할 때 감정이입이 쉬워지면서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함께 원만한 대화가 진행될 수 있게 될 것이다.

  행동이 따르는 것이 감정인 것이다. 감정이 생길 때 이에 맞는 행동이 나오기도 하지만 감정이 생기면서 그 감정에 맞는 생리작용도 생기게 된다. 이성에 의한 행동은 메말라 있고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감정에 의한 행동과 감정에 의한 생리작용은 깊이가 있고 또한 원천적이다.
  화가 날 때,  공포의 감정이 생길 때, 슬퍼질 때, 싫어하거나 혐오감이 날 때, 행복을 맛 볼 때의 다섯 가지 감정은 가장 기본적인 감정들이다. 물론 감정이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 감정의 변형으로 다른 많은 감정들이 나올 수 있다. 어떤 학자는 일차적인 감정과 이차적인 감정으로 감정을 분류하기도 한다. 일차적인 감정은 타고난 감정을 의미한다. 일차적인 감정들은 어떤 경로를 통하면서 직접 몸으로 전달되는 생리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 다른 여러 가지의 감정들도 강약의 정도는 틀리겠지만 이에 따른 생리작용과 함께 행동도 같이 수반하게 된다. 감정-생리작용-행동은 하나의 단위로 나타나게 됨으로,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은 이에 따른 생리작용과 함께 행동에 대한 조절도 할 수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거나, 감정을 잘 발산할 수 있다면 건강에 좋게 작용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옛날처럼 생활이 비교적 단순했을 때에 얻을 수 있었던 공포의 감정은 대부분이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생존에 위협을 주는 자연재해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맞이하는 공포의 감정은 아주 다른 곳으로부터 오게된다. 자연재해와 같은 원인이 아니고 복잡하게 연결된 생활을 하다보면, 비슷하고 연관된 공포의 감정이 아주 쉽게 발생할 수 있게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각종 공포의 감정이 연결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현대인들이 직면하면서 얻게되는 공포의 감정들이 생기게 되는 경우들은, 승진, 해고, 은퇴, 세금, 할부금 납부, 교통체증, 세대간의 갈등, 문화의 차이, 이사, 이민, 등등 얼마든지 있게된다. 여기에 공포라는 상황은 객관적일 수도 있으나 주관적인 판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에 따라서는 별일이 아니더라도 이를 공포의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대화는 이렇게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감정은 언어 이전에 생긴 우리의 생리작용 중의 하나이다. 언어가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담긴 언어로 진행되는 대화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대화 당사자들도 잘 모른다. 감정이입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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